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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시대의 엄습

프랑스의 종교 개혁자들은 자기들의 나라가 독일이나 스위스와 보조를 맞추어 나가는 것을 보고자 열망한 나머지 온 국민을 각성시키기 위하여 로마교의 미신을 공격하여야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미사를 공격하는 격문을 하룻밤 사이에 전국에 붙였다. 그러나 분별없이 열성만으로 행한 그 일은 개혁 사업을 전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그 선동자들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의 개혁 신앙의 동지들에게까지 파멸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 일은 로마교도들이 오랫동안 소원하던 것, 곧 이단자들을 국가의 안녕 (安寧) 과 왕위의 확립을 위태롭게 하는 선동자들로 몰아 그들의 완전한 박멸을 요구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 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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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소행인지는 몰라도, 혹 분별력 없는 동지가 한 일인지, 교활한 원수가 한 일인지 전혀 분명치 않았으나, 한 장의 격문이 왕의 거실 (居室) 의 출입문에 붙어 있었다. 왕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 한 장의 종이 가운데는 다년간 존경을 받아 오던 미신을 무참하게 공격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처럼 기탄없는 놀라운 문구가 왕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그의 격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너무도 놀란 왕은 얼마 동안 말없이 떨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분노에 사로잡힌 채 무서운 말을 터뜨렸다. “루터당이라고 의심되는 자는 차별 없이 체포하라. 나는 그들을 모두 박멸할 것이다” (D’Aubigne, b.4, ch.10).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왕은 로마의 편에 완전히 가담하기로 결심하였다.

파리 시에서도 루터 파를 모두 체포하는 조치가 즉시 취해졌다. 개혁파의 한 사람으로서 비밀 집회에 신자들을 모으는 일에 능숙했던 빈곤한 한 직공이 체포되었다. 그는 즉시 화형에 처한다는 위협 하에, 법왕측의 사자들을 시내에 있는 모든 개신교도들의 집으로 인도해 주도록 명령을 받았다. 그는 전율하면서 그런 비열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회피하였지만 마침내 타오르는 화염을 보고 공포를 느낀 나머지 형제들을 배반하였다. 성병 (聖餠) 을 가진 자가 선두에 서고, 많은 신부들, 향로를 든 자들, 승려들, 군인들이 그를 에워싸고 나갔는데 왕실의 비밀 탐정인 모린 (Morin) 이 그 배반자를 데리고 가만가만히 시가를 빠져나갔다. 이 행렬은 미사를 더럽힌 개혁 교도들을 위하여 죄의 용서를 받게 하는 것이라고 함이 표면상 이유였다. 그러나 사실상 그 이면에는 무서운 목적이 감추어져 있었다. 어떤 루터교도의 집 맞은편에 이르자 그 배반자는 소리 내지 않고 어떤 암호를 하였다. 그러자 행렬은 정지되고 사람들이 그 집으로 달려 들어가 가족을 끌어내어 포박하고 다시 새로운 포획물을 찾아서 그 무서운 행렬은 움직였다. 그들은 “큰 집이나 작은 집을 막론하고 어떤 집이든지 그냥 지나지 않았다. 파리 대학과 같은 교육 기관까지도 엄습하였다. 그리하여 탐정 모린은 전 시중을 전율시켰다. …그것은 공포 시대였다” (D’Aubigne, b.4, ch.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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