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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의 두목 토마스 뮌처

루터는 본래, 그처럼 큰 악을 빚어낸 광신도들과 대결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들은 건전치 못한 판단력과 세련되지 못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므로 비록 그들이 하늘로부터 특별한 빛을 받았노라고 주장하지만, 지극히 작은 반박이나 더없이 친절한 경책과 권고에도 견디지 못하는 자들임을 그는 잘 알았다. 그들은 그들에게 최상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그들의 주장을 시인하기를 요구한다. 그런데 그들이 루터와 만나고자 요청하였으므로 그는 그들과 만나기로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루터가 그들의 거짓을 성공적으로 폭로시켰기 때문에 그 사기꾼들은 즉시 비텐베르크를 떠났다.

광신주의는 한동안 저지되었다. 그러나 몇 년 후에 그것은 더욱 큰 세력으로 나타나서 무서운 결과를 빚어냈다. 그 운동의 지도자들에 관하여 루터는 말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성경은 죽은 글에 불과하므로 그들은 모두 ‘성령, 성령’이라고 부르짖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영이 그들을 인도하는 곳으로 결코 따라가지 않을 것이다. 은혜의 하나님께서 나를 자칭 성도들만이 있는 그 교회에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해 주시기를 바란다. 나는, 죄를 인정하고 두려워하면서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님의 위로와 도우심을 얻고자 신음하고 부르짖는 가난하고 연약하고, 병든 자들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 (D’Aubigne, b.10, ch.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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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자들 중에서 가장 활동적인 토마스 뮌처 (Thomas Munzer) 는 상당히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다. 바른 지도를 받았다면 그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참 종교의 근본 원칙들을 배우지 못하였다. “그는 세상을 개혁할 열망을 가졌으나, 일반적으로 모든 광신자들처럼, 개혁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D’Aubigne, b.9, ch.8). 그는 지위와 세력을 얻기를 열망한 나머지 심지어 루터에게까지라도 뒤떨어지기를 싫어하였다. 그는 개혁자들이 법왕권 대신에 성경의 권위를 세우는 것은 일종의 다른 형식의 법왕권을 수립하는 데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참 개혁을 일으키기 위하여 하늘로부터 임명받은 자라고 주장하였다. 뮌처는 “개혁의 정신을 가진 자는 비록 일생 동안에 성경을 결코 보지 아니할지라도 참된 신앙을 가지게 된다” (D’Aubigne, b.10, ch.10) 고 말하였다.

이와 같은 광신적인 교사들은 그들 자신을 완전히 감정의 지배 아래 두고 모든 생각과 충동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인정하였으므로 심히 극단적으로 나갔다. 어떤 사람들은 성경을 태워버리면서 “의문 (儀文) 은 죽이지만 성령은 살린다”고 외치기까지 하였다. 뮌처의 가르침은 놀라울 정도로 사람의 욕망에 호소하는 힘이 있었다. 한편으로 그것은 사람의 사상과 의견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욱 높은 위치에 놓게 함으로 그들의 자부심을 만족시켜 주었다. 무수한 사람들이 그의 교리를 받아들였다. 오래지 아니하여 그는 공중 예배의 모든 질서를 비난하고, 제후 (諸侯) 들에게 순종하는 것은 마치 하나님과 벨리알을 동시에 섬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법왕권의 멍에에서 벗어나고 있었으며 또한 국권의 속박에 견딜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뮌처가 하나님의 인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혁명적인 교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온갖 억제와 구속에서 벗어나게 하고, 그들의 편견과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였다. 그리하여 가장 무서운 소란과 투쟁이 뒤를 이었고, 독일의 땅들은 피로써 적시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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