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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는 독일어로 말하였다. 그는 다시 라틴어로 같은 말을 반복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는 너무 애를 썼기 때문에 기진맥진하였지만, 그 요구대로 다시 첫 번과 같이 열렬하고 분명하게 진술하였다. 하나님의 섭리가 그 일을 지도하였다. 여러 제후들의 마음은 오류와 미신으로 어두워져 있었으므로 첫 번째 진술에서는 루터의 논증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나 두 번째 반복하므로 그들은 루터가 역설하는 요지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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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고하게도 눈을 감아 빛을 보지 아니하고 진리를 깨닫지 않고자 작정한 자들은 루터의 힘 있는 말에 대하여 분격하였다. 그의 진술이 끝나자 의회의 대변인은 화를 내어 말하였다. “너는 주어진 질문에 대하여는 대답하지 않았다. …너는 분명하고 정확한 답변을 해야 한다. 너는 취소하겠느냐, 그렇지 않으면 취소하지 않겠느냐?”
개혁자는 대답하였다. “지존하신 폐하와 고귀하신 왕후 (王侯) 제위께서 본인에게 간단하고, 명료하고, 확실한 답변을 요구하셨습니다. 이제 본인은 대답하겠습니다. 본인은 본인의 신앙을 법왕이나 의회에 굴복시킬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둘은 누차 잘못을 범하였으며 피차간에 모순되었다는 것이 분명히 밝혀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의 증언과 가장 분명한 논리로써 본인을 설복시킬 수 없는 한, 또한 본인이 인용한 성경 구절에 대하여 본인을 설복시킬 수 없는 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본인의 양심을 승복 (承服) 시킬 수 없는 한 본인은 취소할 수도 없고 취소하지도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이 자기의 양심을 거슬러 말하는 것은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기 있나이다. 저는 그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도와주시옵소서! 아멘” (D’Aubigne, b.7, ch.8).
이와 같이 그 의인은 하나님의 말씀의 확실한 기초 위에 서 있었다. 하늘의 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의 위대하고 결백한 인격, 그의 마음의 화평과 기쁨은 그가 오류의 세력을 대항하여 증언하고, 세상을 이기는 믿음의 탁월성을 입증하였을 때 모든 사람에게 보였다.
잠시 동안 온 회중은 경탄한 나머지 조용해졌다. 첫 번째 대답에서 루터는 공손하고, 거의 굴욕적인 태도를 취하여 아주 낮은 음성으로 말하였다. 로마교도들은 그것을 그의 용기가 꺾이고 있는 증거라고 보았다. 또한 그들은 루터가 유예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은 그의 신앙을 취소할 전조라고 보았다. 카알 자신도 그 승려의 지친 모습, 그의 허술한 의복, 그의 꾸밈없는 진술들을 보고, 반쯤 멸시하는 태도로 “이 승려가 나를 이단자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제 그의 힘 있고 분명한 이론은 물론이요 그가 나타낸 용기와 견인불발의 태도는 장내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황제도 감격하여 “이 승려는 참으로 대단한 담력과 흔들리지 않는 용기를 가지고 말한다”고 하였다. 독일의 제후들은 자기들의 나라를 대표하여 주는 그의 태도에 대하여 일종의 자랑과 기쁨을 느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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